9월 초가을 어느 날… 푸르른 날이었습니다.
고 권용준 교수님의 49재를 즈음하여 추도식을 하기 위해서 각지에서 동문, 학우들이 모이거나 현지에서 합류키로 했습니다.
사당역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팀은 10시에 사당역 1번 출구에 집결, 5분에 출발하려도 계획은 푸르른 하늘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속칭 코리안 타임!!! 나빠요!!!
10시 20분이 돼서야 출발했지만, 이동 시간이 2시간가량 소요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약 1시간 정도 뒤에 천주교 용인공원묘역에 도착합니다.
이미 와서 기다리시던 동문과 학우도 있네요.
속속히 버스, 택시, 자가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문, 학우께서 모여듭니다.
추도식 예정 시간에 맞춰서 교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올라갑니다.
다른 분들도 그런 생각을 가지셨겠지만 권용준 교수님께서는 작은 자리에 계셨습니다.
추도식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7월 말, 정말 믿을 수 없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먹먹함 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마음으로 추도식을 시작했습니다.
헌화와 묵념에 이어 임희숙 동문과 박영미 학우의 추모사가 있었습니다.
내리쬐는 햇살만큼이나 참기 힘든 뜨거움이 우리를 감돌았습니다.
김상용 동문의 추모시 낭독이 있습니다.
모두 같은 맘으로 읽어 나갑니다.
정말 날씨 너무나 푸르릅니다.
참석자들은 언제 또 이렇게 한꺼번에 방문하게 될지 몰라 사진도 찍습니다.
못다 한 맘 속의 말을 교수님께 전합니다.
어떻게 다듬고, 가꿔 드릴 수 없어서 편한 것인지 죄송스럽고 먹먹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 정말 날씨 신경질 나게 푸르릅니다.
교수님을 뵙고, 식당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습니다.
아직도 먹먹함에 식사를 하지 못하는 분이 계시네요.
정현선 동문께서 준비하신 점심을 잘 먹고, 우리는 마가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교수님께서도 바라셨으리라 봅니다.
조용한 마가 미술관에서 먹먹했던 맘을 잠시 추스러 보며, 가슴 속에 교수님을 담고 돌아왔습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