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 중 혼자만의 시간을 반나절씩 갖기로 하여 나는 아르세니예프 극동역사박물관Приморский музей имени Арсеньева을 선택했다. 연해주립 박물관으로 아르세니예프 향토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극동지역의 과거 생활상은 물론 고고학, 지리학, 민속학과 관련한 자료와 희귀서류, 제2차 세계대전 무기 역시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러시아의 탐험가 아르세니예프를 기념해서 1890년에 개관한 박물관으로, 1945년에 현재 위치로 옮겨서 개관했다. 위치는 연해주 정부 청사와 가깝다.
1층부터 동선이 바닥에 그려져 있어서 그것을 따라 관람했다. 대충 보고 지나가는 데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며, 올라갈수록 정리가 잘 된 느낌이 들었다. 전쟁과 관련한 내용과 전시물이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발해와 관련한 내용도 볼 수 있었다.
1층
붉은 벽돌 벽에 여러 인물의 누군지 모르는 초상화가 걸려있다. 체스판 모양의 바닥이 붉은 벽과 잘 어울린다.
살짝 낮은 다른 방과 연결돼 있다. 박물관 자체가 경사진 땅 위에 있어서 내부에 높낮이가 다른 것 같다.
1층 한쪽, 돌들과 각종 무기와 방호구 등이 전시돼 있다.
이곳은 금나라 왕자 ‘에스쿠이’ 무덤에서 출토한 유물을 전시 중이다.
이제 2층으로 올라 가본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 오래된 금고도 있다. 역시 의미를 모른다.
2층
올라가자 마자 보이는 전시관. 벽과 테이블 위에 유물들을 전시한다. 선사시대 유물과 원주민 생활상부터 러시아제국, 러시아 혁명을 거쳐 소련까지의 역사와 관련한 자료를 전시 중이다.
이것저것 돌아보다가 눈에 뜨이는 단어를 봤다. ‘Balhae Kingdom’ 내가 아는 그 발해가 맞는 것 같다. 장신구와 무기, 상(돌인형)이 있다. 극동지방에서 발해가 가지는 의미가 생각보다 큰 모양이다.
계속 돌아보니 조금 색다른 모양으로 꾸며진 전시실도 있다.
3층
이제 3층으로 올라가보자. 전쟁 당시 의복, 간호병 관련 물품 등이 보인다. 러시아혁명과 제1차, 제2차 세계 대전 시대상을 보여주는 전시물이다.
이제는 러시아 종교와 관련한 전시관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동방정교회를 대부분 믿는 다고 알고 있다.
동선을 따라서 다시 1층으로 내려오니, 이런 공간이 나온다. 레닌과 관련한 전시관으로 보인다. 이때, 어디선가 한국어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내가 보는 속도보다 빠르게 접근, 각 전시물에 관한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한국 단체관광객이었다. 내가 조금만 늦게 왔어도 그분이 해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그래도 그들은 설명만 듣고는 자세히 보지 않고 막 지나갔다. 좀 볼 시간 좀 주시지…
공부와 사전지식 없이 방문한 박물관. 리플릿도 러시아어 말고는 준비돼 있지 않았다. 전시물 앞에도 거의 러시아어로 적혀있어서 내 맘대로 해석하고 이해한 방문이지만 꽤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느낌을 받았다. 어느 도시를 가든지 박물관에 한 번씩 가봐야겠다. 물론, 살짝 공부도 하고 말이다. 아. 이제는 스마트폰의 번역 앱이 좋아져서 그걸 이용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