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발명한 탈 것 중, 사고 시 가장 피해가 큰 사고는 항공기 사고일 것이다. 인명은 물론이고 탈것 자체도 거의 파괴되어 사고의 원인을 밝혀내기가 힘들다. 블랙박스는 항공기 운항 중에 발생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저장하는 장치로, 일어나선 안 될 일이지만 사고 발생 시에는 저장된 내용이 원인 분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블랙박스란 비행정보 기록장치(Flight Data Recorder)를 말한다. 비행 상태분석에 필요한 20여 가지 정보를 기록하는 장치로 크게 음성 기록 장치와 비행정보 기록 장치로 나뉜다. 비행정보로는 고도, 기수방위, 조정 날개의 움직임, 각 엔진의 상태 등이 기록되고, 음성 기록 장치에는 조종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를 채널별로 저장한다. 사고 분석의 목적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만약 항공기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기록장치의 내용을 분석하여 사고 직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이용되고 있다. 물론 사고가 발생하면 이 정보 외에도 기상조건, 관제탑과의 통신 내용 등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게 된다.
블랙박스는 어느 정도의 충격까지 견딜 수 있을까?
큰 충격과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의 특성 때문에, 약 100G의 충격과 1,100℃의 온도에서도 일정시간 견딜 수 있는 단열 처리된 재질로 만들어졌다. 또, 바다나 호수 등에 떨어졌을 때를 대비하여 6km 해수 아래에서 30일가량을 버티며 특정 주파수를 발생시킬 수 있다. 하지만, 여행용 가방 정도 크기로, 자기 무게의 3,000배가 넘는 충격에도 견디는 블랙박스도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사고의 충격이 크기 때문에 블랙박스는 사고 시 발견하기 쉽고, 다른 부분에 비해 파손 정도가 약한 꼬리 부분에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블랙박스 색이 검정이 아니네?
어떤 사고나 인명구조가 최우선 돼야 한다. 항공기 사고도 예외일 수는 없는데 인명구조 작업 다음으로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블랙박스 회수도 해야 한다. 화재와 기체 잔해 등으로 널려져 있는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눈에 잘 보여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이름과는 달리 눈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형광 주황색으로 되어 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바다나 호수 등에 빠졌을 경우는 눈으로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블랙박스에서 발신되는 특정 주파수를 이용하여 찾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