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떠돌이

Digital Bohemian

하코다테 방랑기 Part II. 야경을 보다.

하코다테의 유명한 언덕을 왠만큼 둘러본 듯 합니다. (이전 글: 하코다테 방랑기 Part I. 언덕 나들이, 교회군)

먼저 돌아본 교회군과 언덕의 각종 안내문에 등장하는 1907년 화재에 대한 궁금증은 귀국 후 검색을 통해서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식사를 위해서 이동을 시작합니다.

붉은 벽돌 창고 단지 근처에 아주 조그마한 음식점 타운이 있다고는 사실과 그 곳에 아지사이라는 시오라멘(소금으로 간을 한 라멘)집이 있다는 것도 파악했습니다. 이 곳 역시 하코다테의 오래된 라멘집이랍니다.

시간은 이미 정오를 훌쩍 넘겨서 배도 고팠기에 언덕 탐방은 일단 종료하고 붉은벽돌 창고 단지로 이동합니다. 붉은벽돌창고단지는 현재 쇼핑 타운이라 알고 있습니다. 쇼핑에는 딱히 관심이 없고, 주변 분위기를 보고 사진을 찍으려면 초저녁에갔다가 완전히 어두워진 후에 구경하면 멋진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야간에 조명을 해둬서 사진으로 많이 봤습니다. ^^;

붉은벽돌단지로 가는 중간에도 여러 볼거리와 박물관 등이 있더군요. 내일 다시 와서 봐야겠습니다.

아카렌가(赤れんが, 붉은 벽돌) 창고군

붉은 벽돌창고는 쇼핑몰입니다. 즉, 저와 그리 친한 동내가 아닙니다.

80년대 까지는 수산물 보관 등 항구 근처의 평범한 벽돌창고 였는데 현재는 쇼핑몰, 레스토랑 등으로 용도가 변경됐습니다. 오래된 건물을 참 잘 활용한 것 같습니다. 내부는 현대화 돼,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외관은 참 고즈넉하니 좋습니다.

아카렌카 창고단지

아카렌카 창고단지

이 벽돌 창고군 근처에 하코다테 베이 미식클럽이 있고, 그 중에 아지사이(あじさい 紅店)가 있다 해서 일단 베이 미식클럽을 찾아갑니다. 아카렌가 창고군에서 하코다테 역으로 가려다 보면 바로 있더군요. 하코다테의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시오라멘인데, 이 아지사이라는 라멘 가게가 시오라멘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하코다테 베이 미식 클럽

미식 클럽이라해서 뭔가 했더니 음식점 몇개가 모여 있는 곳입니다. 단지라고 하기엔 작습니다. 음식점이 한 4~5개정도 모여 있는 정도? 오타루의 데누키코지와 비교하면 식당 자체는 훨씬 크고, 점포수는 많이 작습니다. 가운데 족욕탕도 있네요. 수건은 직접 준비해와야 한다고 하는데… 혹시 가실분 족욕 한번 해보시는 것도…

하코다테 베이 미식클럽의 모습. 하얀색 건물이 아지사이 라멘 집.

하코다테 베이 미식클럽의 모습. 하얀색 건물이 아지사이 라멘 집.

미식클럽 안에서 본 아지사이 라멘집

미식클럽 안에서 본 아지사이 라멘집

족욕탕. 수건만 준비해 가면 누구나, 언제나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족욕탕. 수건만 준비해 가면 누구나, 언제나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지사이(あじさい 紅店) – 시오라멘

일단 아지사이에서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려 합니다. 메뉴는 당근 시오라멘! 들어가 봅니다.

아자이시 내부 모습입니다.

아지사이 내부 모습입니다.

식탁 위의 모습입니다. 여기 종업원은 무릅을 꿇고 주문을 받네요.

식탁 위의 모습입니다. 여기 종업원은 무릅을 꿇고 주문을 받네요.

가게는 넓고, 높습니다. 인테리어도 밝고, 맘에 드는데… 우주복을 입은 흑형님께서 맛나게 드시는 사진이 좀 낮섭니다.

꼭 맛봐야 한다는 시오라멘을 시킵니다. 시오라멘은 소금라멘이라는 뜻으로, 소금으로 간을 한 라멘이라고 하네요.

시오라멘입니다. 국물이 맑습니다.

시오라멘입니다. 국물이 맑습니다.

음… 역시 짭니다. 북해도 음식은 보통 짠 듯 합니다. 면은 어제 먹었던 라멘에 비해서는 좀 얇습니다. 하지만 쫄깃합니다. 양 또한 많아서 라멘만으로도 훌륭한 식사가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라면은 뭐랄까 김밥과 같이 먹어야만 식사가 될 듯 한데 일본에서 라멘은 그렇지 않네요. 물론 가격도 약 2배 이상 차이나지만 일본의 라멘은 요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방장의 솜씨와 뭘 주문하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토핑 등 다양함이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식사도 마쳤습니다. 그런데 벌써 시간이 2시를 훌쩍 넘겼습니다. 몇일간 보아하니 이 곳 북해도지방은 3시 넘어서면서부터 어두어지기 시작해서, 4시 30분이면 완전 저녁이더군요. 빨리 숙서에가서 삼각대를 챙겨서 이 곳 하코다테로 나를 부른, 야경을 보기 위해 하코다테 산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다시 숙소로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하코다테 비어

하코다테 비어

메뉴판!!!

중간에 하코다테 맥주라는 엄청 큰 건물이 보이네요. 오호! 오늘 저녁은 여기서 맥주 한잔 할까?… 했으나…

끙... 쩝...

끙… 쩝…

금일 휴일이랍니다. 끙.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현재 온도를 보아하니 밤이면 엄청나게 추을 듯 합니다. 설마 설마하며 가져온 장갑을 케리어에서 꺼냅니다. 혹시 몰라서 디지털카메라의 베터리도 잠깐이나마 다시 충전합니다. 면티셔츠를 더 끼어 입고 3시가 약간 넘어 숙소에서 하코다테 역으로 출발합니다.

오전에 걸어서 케이블카 탑승장을 봐뒀기에 돈이 더 들더라도 올라갈 때는 버스로 가고 내려오는 것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리라 맘 먹었습니다. 최대한 여행 시에는 오가는 코스를 다르게 이동하자가 제 생각입니다.(하지만 그때 그때 상황봐서…) 하코다테 역 앞에서 전망대까지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아주 어두워졌을 때 가도 되는데 일찍 올라간 이유는 해 지기 전부터의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수동으로라도 인터벌촬영(타임립스)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이 야경을 보기 위한 것이였으니까요. 기온이 점점 떨어지고 바람이 많이 불기는 하지만 날씨도 좋고… 하코다테 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하코단테 산행 버스타고 갑니다. 한 20분정도 가는 도중 안내양이 뭐라고 계속 얘길 합니다.

하코다테 올라가는 버습니다. 안내양 분이 계속 뭐라고 떠듭니다. 저 일어 몰라요. -.,-;

하코다테 올라가는 버습니다. 안내양 분이 계속 뭐라고 떠듭니다. 저 일어 몰라요. -.,-;

하코다테 전망대

드디어 하코다테 산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이… 제가 날아갈 것 같습니다. 우와… 저처럼 버스타고 온 사람, 택시와 케이블카로 온 사람, 벌써 있던 사람 등… 인파가 장난 아니네요.

좌측이 전망대, 우측은 방송 송신탑입니다.

좌측이 전망대, 우측은 방송 송신탑입니다.

분명 올라가면 자리 이동도 쉽지 않을테고 조금 있으면 추워 질 것이 뻔하기에 자판기에서 따뜻한 캔 커피를 하나 뽑아서는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캔형 손난로...

캔형 손난로…

와~ 전망대의 풍경이 멋집니다. 마침 일몰 때네요.

저 분도 혼자 오신듯... 여성 분인데... 저...

저 분도 혼자 오신듯… 여성 분인데… 저…

사진으로 봐서는 이해치 못했는데 직접 보니 이해되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하코다테 시내의 양쪽으로 바다입니다. 뭐랄까 갈라진 상태의 홍해랄까? 그래서 사진에서 야경이 가운데 집중 되고 양쪽 어두웠던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아직 어두워 지기전 야경 뷰

아직 어두워 지기전 야경 사이트. 아직 전등을 켠 곳이 안보이네요.

불빛이 조금씩 보입니다. 보이시나요?

불빛이 조금씩 보입니다. 보이시나요?

전망대의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져간 삼각대를 펴고 사진기를 체결했습니다.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삼각대를 펴본 적이 없지만 오늘은 좀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할 것 같습니다. 건물의 완전 한쪽 구석으로 다른 분들에게 불편을 최대한 주지 않기 위한 자리를 선점했습니다.

아… 이게 뭔가요? 뒷쪽에 제 키 약 2배는 돼 보임직한 삼각대가 놓이네요. 스탭 옷을 입은 사람들이 뭐라고 일본어로 떠드는데 처음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한장 한장 찍다가 보니 의외로 사람들이 제 옆에 없습니다. 뭐지? 다시 그 스탭을 보니 옷에 “상업”이라는 한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뭔가 느낌이… 휴대전화를 꺼내서 번역기를 켜고 물어봤습니다. 5시부터 이 곳은 자기들만 촬영하는 곳이랍니다. 관람객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찍어야 한다고 하네요… 허걱… -.,-;

나름 명당이라고 생각하고 선점해놨던 자리에서 더 이상 찍을 수 없다고 하는 겁니다. 재빨리 삼각대를 들고 알려준 방향으로 올라갔습니다. 뜨헉… -.,-;

사람들이 여기 다 모여 있네요. -.,-; 제가 잡은 자린 명당이 아니였습니다. -.,-; 당연히 올라간 더 높은 곳의 전망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제 자린 당연히 없습니다. -.,-;

쫓겨와서 겨우 찍는 사진. 앞에 사람들 머리때문에 크롭. -.,-;

쫓겨와서 겨우 찍는 사진. 앞에 사람들 머리때문에 크롭. -.,-;

많이 어두워 졌습니다. 불빛이 이뻐보이기 시작합니다.

많이 어두워 졌습니다. 불빛이 이뻐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제법 어두워져서 바다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제법 어두워져서 바다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 자리만 잘 잡았으면 더 넓게 찍을 수 있는데...

아… 자리만 잘 잡았으면 더 넓게 찍을 수 있는데…

삼각대를 펼 수도 없어서 다리는 뽑은 상태로 모노포드 처럼 사용해야겠습니다. 수전증이 있는데다가 야간이고… 수전증이 없어도 몸이 떨립니다. 무지 춥습니다. 이렇게 좀 찍었습니다. 촬영하기 좋은 난간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추운지 한 2~30분 정도 지나니 한명씩 내려갑니다만 그래도 제 차례는 멀었습니다. 나름 추위에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엄청 떨리는 군요. 정말 추웠습니다. 일단 몇장 더 찍고 저도 GG쳤습니다. 총 1시간 가량 추운 날씨에 바람과 맞섰으나 제가 졌습니다.

좌측을 더 담아봤습니다.

좌측을 더 담아봤습니다.

일단 내려와서 기념품 판매점에 들려서 과자를 몇개 사고 몸을 녹인 후 2차 도전을 위해서 올라갔으나… 새로 바뀌 많은 사람들로 촬영 적합한 장소로 가진 못했습니다. 몸이 언 상태라 기념품숍에서 20분가량 녹인 몸으로는 도저히 다시 설 수 없네요. 아까 선점한 자리는 그 엄청난 높이의 삼각대에 사람이 사다리로 올라가서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더군요. 사람을 난간 앞에 서게하고 높은 곳에서 촬영해서 사람과 하코다테 야경이 모두 나오게 촬영하기 위해서 그렇게 높은 삼각대가 필요했나 봅니다.

오늘은 일단 후퇴키로 합니다. 케이블카를 탈까 했지만 무슨 생각인지 그냥 버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합니다. 케이블카는 내일 다시 타면 되죠… 자리도 알았겠다. 낼 다시 와야지 하고는 하코다테 역행 버스를 탑승했습니다.

와!!! 밝을 때의 버스와 어두워진 후의 버스는 완전 다릅니다. 올라갈 때는 그냥 봐도 대강, 별로 쓸데 없어 보이는 듯한 맨트였으나 내려오는 버스에서는 멘트가 꽤 자세한 것 같습니다.(느낌입니다. -.,-;) 그러더니 갑자기 버스 안의 조명을 끕니다. 와~ 버스 안은 사람들의 탄성으로 가득찹니다. 내려오면서 하코다테 야경이 버스 안에서 다 보입니다. 와… 머리 잘 썼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정말 야간 드라이브코스로 완전히 딱입니다. 전망대에서 보던 모습도 멋지지만 내려오는 버스의 창으로 나무에 가려졌다 보이고, 다시 가려지기를 반복하는 하코다테의 야경은 너무나 멋집니다. 이렇게 멋진 장면을 언제 또 볼 수 있을까요? 정말 오길 잘 했습니다.

불꺼진 버스에서 보는 하코다테 야경

불꺼진 버스에서 보는 하코다테 야경

럭키 삐에로(ラッキ?ピエロ)

오늘의 저녁은 럭키 삐에로라는 하코다테 내에서만 있다는 햄버거 집으로 갔습니다. 하코다테 시내에서면 몇 군데 지점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하코다테 역 건너편에 있는 럭키 삐에로에 갑니다. 럭키 삐에로 근처는 아마 하코다테의 완전 번화가인 모양입니다. 많은 음식점, 술집이 밝은 불을 켜 놓고 늘어서 있습니다. 저녁에 시간 여유가 생기면 한번 와서 사케 한잔 해야겠네요. 일단 럭키 삐에로로 들어갑니다~

요렇게 생겼습니다.

요렇게 생겼습니다.

덕지덕지 뭘 붙여놨죠? 나름 운치 있어 보입니다.

덕지덕지 뭘 붙여놨죠? 나름 운치 있어 보입니다.

실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오래된 미국의 펍같죠? (가보지도 못했으면서... -.,-;)

실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오래된 미국의 펍같죠? (가보지도 못했으면서… -.,-;)

좁은 가게이지만 거울을 이용해서 넓어보이는 효과를 만들었네요.

좁은 가게이지만 거울을 이용해서 넓어보이는 효과를 만들었네요.

제가 시킨 이 곳의 최고 인기 메뉴... 치킨버거, 세트. 프렌치프라이가 머그컵에 딱!

제가 시킨 이 곳의 최고 인기 메뉴… 치킨버거, 세트. 프렌치프라이가 머그컵에 딱!

아... 치킨과 소스, 마요네즈의 짭짜름한 달콤함이... No1일만 합니다.

아… 치킨과 소스, 마요네즈의 짭짜름한 달콤함이… No1일만 합니다.

10월 29일 하코다테에서의 두번째 밤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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