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청을 가는 길에 신주쿠 중앙공원에 들리다

아침부터 꽤 많은 비가 내린다. 오늘 저녁이면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오늘도 알차게 돌아다닐 생각으로 이른 아침에 신주쿠 중앙공원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출발할 때는 꽤 세차던 비가, 신주쿠역에 도착하니 잦아들었다. 공원을 돌고 나서 동경도청 앞을 통해서 다시 신주쿠역으로 가려 했다. 표지판에 관광안내소 표지가 보인다. 도쿄도청 건물 안을 가리키고 있다. 여행지도 좀 챙겨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리고 들어갔다.
도쿄도청 관광안내소에서....
도쿄도청 1층은 각종 선전용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지만,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망대라는 한글이 보인다. 도쿄에는 여기저기서 한글 표기가 보인다. 이렇게 자주 한글을 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찾아봤다. ‘한글’로 된 지도 발견!!! 조금 더 기웃거리며 나오는데 누군가 내 등을 툭툭 친다. 멋지게 생기신 할아버지다.
아주 서툰… 한국말로 한국인이냐고 묻는다. 대답하면서 재일교포인가 하고 봤지만, 얼굴 골격이 한국인 같진 않았다. 약간 경계하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할아버지께서는 반갑다며 당신은 도쿄도청 관광자원봉사자라고 하신다. 잠시 기다리라고 하시곤 어딘가로 가서 재킷을 입고 오셔서는 자원봉사자 신분증을 보여 주셨다. 내 경계는 풀어졌다.
오른 환율과 신종플루로 방문하는 한국인 수가 줄어서 한동안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하지 못했다고 하신다. 혼자 온 관광객 상대는 처음이라고 하신다. 원래 당신의 일인 도쿄도청을 관람시켜 주시겠다고 괜찮겠냐고 물으셨고, 예정에 없었지만, 사전지식이 전혀 없이 온 상태라 감사히 안내받았다.
먼저 보여주신 것은 안내데스크 바로 옆 벽에 걸려있는 이것이다. “쿠마데”라고 부른단다. 쿠마데는 이것저것을 쓸어 담을 때 쓰는 그릇 용도라고 한다. 지금은 부를 비는 ‘부적’ 같은 용도로 인식하고 있다. 긁어모은다고 하면 복이 먼저 떠올리는 모양이다.
다음으로 간 곳은 ‘전망대’인데(귀국 후 찾아보니 꽤 유명한 관광지였다니!!!)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안개가 심해서 전망대를 통해서는 안개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바로 앞데 건물의 윤곽조차도 보이지 않는 안개다.
이번에는 연결통로를 이용해서 옆 건물로 이동했다. 연결통로 벽에는 시민의 미술작품이 걸려있다. 천천히 보며 걷자, 할아버지께서는 구입할 수 있다고 하셨다. 아... 그냥 걸어놓은 게 아니고 파는 거였구나....
원래는 안에 들어가서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몇 시간 뒤 있을 회의 준비로 창을 통해 밖에서만 볼 수 있었다.
일본인 자원봉사자의 배려
외국인사업소 등 몇 군데 관람을 마치고, 점심을 사주시겠다고 했다. 구내식당이 있으며, 직원들은 12시부터, 관람객은 11시부터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자판기로 원하는 메뉴의 식권을 구매하는 방식인데, 구내식당 메뉴가 무려 54가지!!! 스타일은 우리도 쉽게 볼 수 있는 푸드코트 스타일이다. 메뉴를 고르고 빠르게 코인을 투입해서 점심은 내가 대접해 드렸다. 한국인이 김치를 먹듯이, 일본 밥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라며 2가지를 더 사 오신다. ‘나또’와 시금치 무침처럼 보이는 나물무침을 가져오셨다.
식사를 마치니 커피는 당신께서 사신다며,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할아버지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사주시는 커피를 마시며 그 할아버지에 대해서 들었다.
정년으로 퇴임하시고 매주 금요일마다 도쿄도청에서 관광 안내 자원봉사를 하신다. 차비만 받고 하는 일이지만 보람 있어 좋다 하신다.
한국을 좋아하시는 할아버지는 40대 초반부터 자비로 한국어를 배우셨다. 한국 유학생들에게 시간당으로 수업료를 내고 배우셨다. 한국도 자주 오신다고 한다. 지금 사시는 도시가 서울 강동구와 자매결연도시여서, 시 대표로 방문하신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부인과 함께 제주도, 이천, 경주, 인천 등도 몇 차례 다니셨다고 한다. 명동에 불고기 맛집도 알려주셨다. ^^;
세계 여행도 다니시는데, 한국어를 배우기를 너무 잘했다고 하신다. 다니셨던 각국 유명 여행지에는 일본인과 한국인이 많아서 현지인에게 묻지 않아도 원하는 정보를 얻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신다.
낯가림 심한 내게, 좋은 대접과 말씀을 많이 해주신 분. 건강하세요.
좋아하시는 한국 음식 몇 가지 보내드려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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