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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Europe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스트라호프

by 꿈고미 2026. 1. 28.

체코 프라하 스트라호프 도서관 Strahovský Knihovna

프라하Praha에 방문 전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다른 여행자들과 다르지 않다. 이것저것이 모여있는 구시가광장Staroměstské náměstí와 카렐교Karlův most, 그리고 프라하성Pražský hrad과 앞의 장소와 비교하면 조금은 덜 알려진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도서관Strahovský Knihovn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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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호프 수도원 도서관에 대해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고 들었다. 도서관이 아름다울 필요는 없지만 아름답다 해서 나쁠 것도 없다. 독서보다는 책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 이상한 습성을 가진 나에게 아름다운 도서관은 너무도 훌륭한 관광지이다.

2015년 1월 프라하 여행 숙소는 호텔 센추리 올드 타운 프라하 M갤러리 컬렉션Century Old Town Prague MGallery Hotel Collection으로 잡았다. 거리가 짧진 않지만 내가 원하던 곳을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위치이다. 호텔 2층 복도에 사진과 장식장에 뭔가 전시돼 있었다.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 ~ 1924와 관련한 유품들이었다. 귀국 후 검색해 보니 카프카가 일했던 보험회사 건물을 개조한 호텔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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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센추리 올드 타운 프라하 M갤러리 컬렉션. 프란츠 카프카가 근무했던 보험회사 건물을 호텔로 개조하여 운영 중.

프라하성을 둘러본 후 스트라호프 수도원Strahovský klášter을 향해 느긋하게 올라갔다. 수도원은 프라하 성에서 위쪽에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2016년 1월 7일의 프라하는 눈이 오락가락하는 날씨였다.

스트라호프 수도원 Strahovský klášter 건물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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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에서 바라본 프라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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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호프스키 도서관 Strahovský Knihovna 외관

스트라호프 도서관은 입장료가 있다. 또, 도서관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허가 스티커를 붙이고 다녀야 하는데,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당시 내게는 크롭 미러리스 카메라에 필름카메라에서 사용하던 35mm 렌즈밖에 없어서 넓게 담아내지 못했음이 아쉽긴 하다. 뭐 언젠가 또 오면 되니까... (눈물... 또르륵...)

사진 촬영 허가 스티커

입구 전시실

스트라호프 도서관 입구 전시실에는 수도원 주요 역사와 유물, 수도원의 가장 아름다운 필사본 사본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비닐에 쌓인 안내문을 보여주고는 다시 가져간다. 가져가기 전 급히 찍어놨다. 안내문에 입구 전시실이라는 표현이 있으나, 경이의 방과 구분이 모호하다. 안내문이 글자만 있고 전시관 배치도 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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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번역본 안내문. 보고 나서 반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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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본 서적들

철학 홀 FILOSOFICKÝ SÁL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보자마자 어느 정도 수긍했다. 엄청난 양의 서적으로 위압감까지 느껴지는데, 천장 그림까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100% 수긍하지 마시길! 신학 홀은 더 멋졌다. 아름다웠다. 적어도 나에게는 신학 홀이 더 아름다웠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곳이 철학 홀이다. 좁은 문 안으로 보이는 엄청난 책 양의 책과 멋진 천장 그림이 바로 보인다. 입구에서 줬다가 뺏은(?) 안내 문구에 의하면 역사, 법학, 과학 분야의 책과 모든 과학을 통합한 철학책이 5만 권이 넘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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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곡물창고로 사용했던 곳인데, 18세기 말 서적이 늘어나면서 증축이 필요했고 당시 수도원장인 바출라프 마이어Abbot Václav Mayer가 이탈리아 건축가 얀 이그나츠 필리아디Jan Ignác Palliardi에게 의뢰해서 만들었다. 철학 홀의 크기는 길이 32m, 너비 10m, 높이 14m이다. 책장은 가구 제작자 얀 라호퍼Jan Lahofer가 노르베르트 수도원에서 가져온 호두나무를 사용하여 초기 고전주의 양식으로 1794~1797년 사이 설치했다. 이후 2009~2010년에 다시 전체적인 보수 작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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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서에 의하면 책장 위 칸의 책을 보기 위해서 올라가는 사다리가 숨겨져 있다고 쓰여 있다. 검색하니 오른쪽 끝 책장의 가짜 책으로 위장한 곳을 열면 나선형 계단이 나온것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다. 열린 상태를 직접보지 못해서 아쉽다.

철학 홀, 천장 그림

안내문에 의하면 1794년에 빈의 화가 프란츠 안톤 마울버츄Franz Anton Maulbertsch가 한 명의 조수와 6개월에 걸쳐서 보강했다고 쓰여있다. 인류의 영적인 발전이라는 주제의 천장 그림은 과학과 종교의 발전을 표현했으며, 진정한 지혜의 발견과 출발점은 기독교라는 의미를 전하려 그렸다.

한가운데에는 미덕에 쌓인 신이 그려졌고, 왼쪽에는 알렉산더대왕, 디오게네스와 데모크리토스까지 그리스 문명의 발전을 표현했다. 오른쪽은 아에스쿨리피우스, 피타고라스, 감옥의 소크라테스 등을 그려 과학 발전사를 표현했다. 입구 위쪽에는 아담과 이브, 가인과 아벨, 노아, 솔로몬, 다윗 등 구약성서를 주제로 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홀 안에서만 보여서 홀에 들어갈 수 없는 관람객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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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봤을 때 가장 먼 정면에는 아테네 무명신 제단에서 설교하는 성 바오로가 있다. 그 오른쪽에 체코의 수호성인 성 바츨라프가 성 바츨라프 독수리 깃발을 흔들며 서 있고, 그 옆에는 할머니인 성 루드밀라가 그려져 있다.

성 바오로가 설교하는 제단 아래로 제롬, 암브로시우스, 오거스틴, 대 그레고리오, 나지만츠의 그레고리오 등이 그려져 있다. 홀을 건설한 바츨라프 마이어 수도원장이 막대기를 들고 있고, 그 오른쪽은 체코의 수호성인 얀 네포무츠키가 서 있으며, 앞으로는 노르베르트 수도회 창시자 성 노르베르트가 무릎을 꿇고 있다.

경이의 방(Wunderkammer)과 연결통로

전시품이 도서관용이 아닌 듯하다. 아마 당시 이곳은 학문연구의 중심지여서 자연과학 탐험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분더카머Wunderkammer는 기묘한 방이라는 뜻의 독일어이다. 16~18세기 유럽 귀족이 당시에는 기이하거나 이국적인 표본과 장치, 유물 등을 모아놓은 방으로, 현대 박물관의 초기 모습이라고 한다.

이곳에 전시한 수집품은 1798년 카렐 안 에벤Karel Jan Eben 남작의 유물을 스트라호프 수도원에서 사 들인 것이다. 루돌프 황제 시대 당시에 신비롭고 진기하게 느꼈을 유물과 초기 자연과학의 발전 과정을 볼 수 있다. 여러 곤충과 광물, 열매 모형과 바다 생물을 수집,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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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관련한 유물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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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12세기 쇠사슬 옷 / (오른쪽) 17세기 흉부 갑옷
17세기말부터 18세기초까지의 전함 모형과 무기들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의 전함 모형도 있다. 옆에는 1686년 총신, 1742년 프랑스군이 프라하를 포위했을 당시 사용하던 대포알 5개, 승마 부츠와 폴란드 창 3개, 타타르 활과 석궁,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 헬멧과 슬로바키아의 도끼 발라슈카valaška가 있다.

층계를 따라 고래 몸통 부위의 박제 2개가 놓여 있고, 과거 유니콘의 뿔로 여겨졌던 일각돌고래의 평니가 전시되어 있다.

카렐의 수목학 책장

1825년 카렐Karel of Hinterlagen이 마련한 수목학 책장xylotheca에는 나무로 만든 68권의 책으로 채워져 있다. 각각의 책은 한 종의 나무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표지는 해당하는 나무로 만들고 라틴어 또는 독일어로 쓰인 책등은 이끼 낀 나무껍질로 만들었다. 책을 펼치면 해당 나무의 뿌리와 가지, 잎, 꽃, 열매가 있고, 어떤 책에는 벌레가 들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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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통로에는 18세기 후반 원래 광물 수집품 전시에 사용되었던 상감 진열장을 볼 수 있다. 현재는 고대이집트 전시물과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크리스핀 부첵(Abbot Kryšpín Fuck) 수도원장의 초상화

연결 통로 끝 왼쪽 문 위에 크리스핀 부첵Abbot Kryšpín Fuck, 1640 ~ 1653 수도원장의 초상화가 있다. 그는 17세기 초 블타바강 상류에서 프라하까지 배로 다닐 수 있게 한 인물이라고도 쓰여 있다.

통로의 끝 벽은 원근감을 적용, 복도가 더 있게 보이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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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hbauer의 환상조망도. 불상(?) 바로 뒤는 벽화이다.

신학의 방 입구 옆 진열장에는 동양 수집품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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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홀 TEOLOGICKÝ SÁL

에로님 힘하임Abbot Jeroným Hirnheim 1671-1679 수도원장 시절, 얀 도미니크 오르시Jan Domennico Orsi의 설계로 건립하고 도서관 규칙도 제정했다. 50년 후인 1727년 성 노르베르트 유해 이장 100주년 기념식 때 홀을 몇 미터 증축했고 사제 겸 화가인 시아르드 노세츠키Siard Nosecký에 의해 프레스코화가 그려졌다. 지금 우리가 보는 모습이 이 시기에 만들어진 거라고 한다.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서가를 완전 분해 후 복원작업을 진행했으며 복원 이전 회청색 도료 밑에 있던 주황색 도료를 기본으로 복원했다. 20세기에 만든 마룻바닥은 정통 바로크 양식 본으로 교체했다. 신학 홀에는 다양한 성경과 여러 언어로 번역한 성경 출판 본이 2만 권 이상 채워져 있다. 이곳 역시 입구 밖에서 관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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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요한의 목상

홀을 보면 오른쪽에 고딕 양식의 사람 모양의 조형물이 보인다. 사도 요한의 목상木像이다. 사도 요한의 왼손에는 거들 북Girdle books이 들려 있다. 안내문에는 책을 보호하는 용도의 주머니라고 쓰여있다. 검색 해보니 주머니가 아니고 들고다니며 볼 수 있게 표지를 보자기 처럼 제본한 책이라고 한다. 13세기에서 16세기 사이 성직자나 귀족들의 인기 액세서리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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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는 옷감을 만들 때 쓰는 기구 같아 보이는 책상이 하나 있다. 참고할 책을 올려놓고 돌려가면서 보는 책상으로 1678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선반이 돌아도 각도를 유지하면서 책이 그대로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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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는 4개 이상의 지구의地球儀와 천구의天球儀가 늘어서 있다. 이들은 16~19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일부는 네덜란드의 Blaeu 가문 공방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Blaeu 가문
윌리엄 블라외(Willem Janszoon Blaeu, 1571~1638)는 덴마크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Tycho Brahe, 1546 ~ 1601)에게 천체학과 과학을 배웠고, 악기와 지구본 제작 자격을 취득한다. 1599년 윌리엄 블라외는 지도 제작과 출판 사업을 시작하여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그의 아들도 사업을 이어받아서 16~17세기 네덜란드 지도 제작에 중요한 가문이 된다.

지구본 넘어 입구에서 정면에 있는 철문 위에는 INITIUM SAPIENTIAE TIMOR DOMINI 지혜는 신을 경외함으로 시작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입구에서는 너무 멀고 지구본 등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스트라호프 도서관은 유럽 문화계에서 유명해졌다. 1792년부터 기록한 방명록에는 유명 인사의 방문 기록이 있다고 한다. 1812년 6월 17일에는 오스트리아 공주이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 1769 ~ 1821의 부인 마리 루이즈Marie Louise, 1791 ~ 1847의 방문이 있었다. 그녀는 방문 후 빈 도자기 세트와 루브르박물관 소장 그림에 대한 4권짜리 작품, 말메종 성Château de Malmaison 정원의 백합과 식물 설명서를 보내왔다.

빈 도자기 세트는 경이의 방에, 헌정 도서는 좌측 높은 진열장에 보관 중이라고 한다. 둘 다 보고 싶었으나 보지 못했고, 봤어도 뭔지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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