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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Europe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혁명전사광장, DAB 버거, 독수리요새전망대)

by 꿈고미 2026. 2. 9.

러시아 극동의 관문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종착지이자 극동해군사령부가 위치한 역사적 도시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혁명전사광장과 굼 백화점을 둘러보고, 현지 맛집으로 유명한 DAB 버거와 팔라우 피쉬에서 식사를 즐겼으며, 독수리 요새 전망대에서 블라디보스토크의 야경을 감상했습니다. 도심 곳곳에서 발견되는 역사적 흔적과 현대적 매력이 공존하는 이 도시의 진면목을 직접 경험한 여정을 소개합니다.

연해주 정부 청사
연해주 정부 청사

혁명전사광장과 러시아 역사의 현장

Cafe Five O'Clock에서 브런치를 마치고 아르바트 거리에서 해양 공원 반대 방향으로 한 블록을 지나 오른쪽으로 내려가자 넓은 광장이 펼쳐졌습니다. 이곳이 바로 혁명전사광장(Площадь Борцов Революции)입니다. 광장 중앙에는 1917년 모스크바에서 시작해 1922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완성된 러시아 혁명(Русская революция)을 기념하는 동상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이 기념비(Борцам за Власть Советов на Дальнем Востоке 1917-1922гг, Памятник)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러시아 극동지역의 격동의 역사를 상징합니다.

혁명전사광장(Площадь Борцов Революции)
혁명전사광장(Площадь Борцов Революции)

광장을 둘러보니 단체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습니다. 어떤 팀은 멀리서부터 걸어오고, 또 다른 팀은 관광버스에서 내려 짧은 설명을 듣고 사진을 찍은 뒤 사라졌습니다. 광장 주변을 걷다 보면 연해주 정부 청사(Правительство Приморского Края)의 하얀색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광장은 한국인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1937년 스탈린(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 스탈린, Ио́сиф Виссарио́нович Ста́лин, 1872~1953)의 명령으로 극동지역에 거주하던 고려인 17만여 명이 카자흐공화국과 우즈베크 공화국 등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될 때 바로 이곳에서 소집되었기 때문입니다.

극동의 소련 권력을 위한 전사 기념비 Monument to the Fighters for Soviet Power
극동의 소련 권력을 위한 전사 기념비 Monument to the Fighters for Soviet Power

광장 근처에는 2010년 러시아연방 대통령령으로 블라디보스토크가 '전쟁 명예의 도시'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는 군사영광도시 기념비(Город воинской славы Владивосток, Стела)도 있습니다. 청나라가 1890년 베이징 조약으로 연해주를 러시아에 넘긴 이후, 이곳은 러일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때 극동지역의 전초기지로서 중요한 군사적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혁명전사광장은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러시아와 한국 모두에게 역사적 의미를 지닌 장소입니다. 실제로 방문해보니 광장의 규모와 역사적 무게감이 동시에 느껴졌고, 이곳에서 펼쳐진 역사적 사건들을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 맛집 탐방, DAB 버거와 팔라우 피쉬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중 현지 맛집을 찾아다니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혁명전사광장 근처, 연해주 정부 청사 건너편에 위치한 DAB(БУРГЕРНАЯ-БАР)는 Drinks & Burgers를 뜻하는 곳으로, 맛집 검색 시 계속 등장하는 유명한 버거 레스토랑입니다. 처음에는 러시아까지 와서 햄버거를 먹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너무 자주 추천되어 결국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DAB(БУРГЕРНАЯ-БАР)
DAB(БУРГЕРНАЯ-БАР)

오후 9시쯤 방문한 DAB는 어두운 조명과 볼륨 높은 음악, 술병으로 채운 벽면 등으로 마치 바(Bar)처럼 보였습니다. 직원의 안내로 안쪽으로 살짝 내려가는 구역의 10인석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메뉴판의 표시를 보니 생선으로 만든 버거와 소고기로 만든 버거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주문한 버거의 맛은 우리가 익히 아는 수제버거의 맛이었지만, 함께 나온 성의 없이 크게 자른 감자튀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외국에서 먹는 감자튀김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보다 확실히 맛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감자튀김을 다음 날 아침 맥주와 함께 먹으려고 포장을 요청했는데, 다음 날 열어보니 2개 중 1개만 포장되어 있어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녁 식사를 위해 방문한 팔라우 피쉬(PALAU FISH)는 숙소에서 천천히 걸어도 약 3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언덕 위쪽으로 들어가 계단을 내려가면 위층이고, 왼쪽 계단으로 내려가면 아래층입니다. 안내를 받아 위층에 앉았는데,

피쉬(PALAU FISH) 내부
피쉬(PALAU FISH) 내부

식당 내부의 모양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아이용 의자까지 제공해 주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음식 맛도 괜찮았지만, 무엇보다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맛이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블라디보스토크를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고 부르는데, 팔라우 피쉬에서는 정말로 유럽의 성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방문해보니 팔라우 피쉬는 분위기와 맛 모두에서 만족스러운 진정한 맛집이었습니다.

독수리 요새 전망대에서 바라본 블라디보스토크 야경

팔라우 피쉬에서 식사를 마친 후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독수리 요새 전망대(Видовая Площадка)로 향했습니다. 전망대가 위치한 오들리노예 그네즈도산(Orlinoye Gnezdo Mt.)은 독수리둥지언덕(Сопка Орлиное Гнезно)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언덕은 해발 약 214m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높은 지대입니다.

독수리 요새 전망대(Видовая Площадка)에서 본 금각만대교(Золотой мост)
독수리 요새 전망대(Видовая Площадка)에서 본 금각만대교(Золотой мост)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서부터 금각만대교(Золотой мост)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십자가를 들고 있는 2명의 동상도 눈에 띄었는데, 이들은 9세기 후반 선교를 위해 고대 러시아에 문자를 만들어 준 성 키릴로스(Кирилл)와 성 메포디오스(Мефодий)입니다. 키릴 문자를 만든 동방정교회 성인으로 두 사람은 형제 관계입니다.

함께 십자가를 들고 있는 동상은 9세기 후반, 선교를 위해 고대 러시아에 문자를 만들어 준 성 키릴로스Кирилл와 성 메포디오스Мефодий 형제
함께 십자가를 들고 있는 동상은 9세기 후반, 선교를 위해 고대 러시아에 문자를 만들어 준 성 키릴로스Кирилл와 성 메포디오스Мефодий 형제

전망대에 도착하자 블라디보스토크의 야경이 한눈에 펼쳐졌습니다. 도시의 불빛들이 금각만대교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고, 블라디보스토크가 왜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 불리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해발 214m라는 높이가 주는 시원한 조망은 낮과는 전혀 다른 도시의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전망대에서 충분히 야경을 감상한 후 숙소로 돌아가려고 터벅터벅 내려오다가 한국인 아가씨 2명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아르바트 거리로 가려고 택시를 불렀다며 함께 가자고 제안했고, 덕분에 편하게 숙소까지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독수리 요새 전망대(Видовая Площадка)에서 본 금각만대교(Золотой мост) 야경
독수리 요새 전망대(Видовая Площадка)에서 본 금각만대교(Золотой мост) 야경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독수리 요새 전망대에서 본 야경이었습니다. 혁명전사광장에서 러시아와 한국의 역사를 되새기고, DAB 버거와 팔라우 피쉬에서 현지 음식을 즐기며, 독수리 요새 전망대에서 도시의 전경을 감상하는 일정은 블라디보스토크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주요 명소들이 모여 있어 여유롭게 도시를 탐방할 수 있었고, 각 장소마다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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