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시아 여행 Asia

오타루 문화예술 여행 (금융자료관, 오타루 문학미술관, 오르골당)

by 꿈고미 2026. 2. 9.

홋카이도 오타루는 과거 개항 도시이자 주요 항구로 번성했던 곳입니다. 그 역사적 배경 덕분에 현재까지도 금융기관 건물들과 문화예술 공간이 조화롭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2014년 10월의 기록을 바탕으로, 오타루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명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커피숍 히카리에서 시작된 여정은 시장을 지나 금융자료관, 시립 오타루 문학·미술관, 오타루 운하터미널, 기타이치 베네치아 미술관, 그리고 오르골당까지 이어집니다. 오래된 것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이 도시의 매력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금융자료관과 오타루 문학미술관의 역사적 가치

금융자료관金融資料館 (구 일본은행 오타루 지점日本銀行旧小樽支店)
금융자료관金融資料館 (구 일본은행 오타루 지점日本銀行旧小樽支店)

시장 밖 큰 길로 나서면 건너편에 금융자료관(金融資料館)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건물은 1912년에 지어진 구 일본은행 오타루 지점(日本銀行旧小樽支店)으로, 현재 오타루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건물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외벽에 18마리, 내부에 12마리의 부엉이 장식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 부엉이는 시마후쿠로(シマフクロウ)라는 종으로, 북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장식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시립 오타루 문학ㆍ미술관 (市立小樽文学ㆍ美術館) 입구
시립 오타루 문학ㆍ미술관 (市立小樽文学ㆍ美術館) 입구

금융자료관 맞은편에는 시립 오타루 문학·미술관(市立小樽文学·美術館)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문학관과 미술관이 하나의 건물로 이어져 있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큰길에서 접근하면 미술관으로 입장하게 되며, 상설 전시와 특별전, 문학관까지 모두 관람하려면 600엔의 입장료가 필요합니다. 1층에서는 풍경화가 전시가 진행 중이었고, 화가의 미술용품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2층 문학관에서는 "이시 야마 토오루와 소년 소녀 드라마의 시대"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방송대본, 방송 장면 스틸, 작가 소개와 집필실 모습 구현까지 꽤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유명 작가의 집필실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놓은 공간입니다. 작가의 집필실과 모습을 미니어처로도 만들어놓았고, 심지어 작가의 임종을 지켜보는 지인들의 모습과 데스마스크까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3층 전체는 2010년에 타계한 작가의 작업실과 전시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금속을 이용한 작업과 힘 넘쳐 보이는 작품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학관 서재에는 기증받은 책들이 비치되어 있으며, 가져가거나 교환해 가도 된다고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에 모든 것이 잘 정리되어 있고, 아기자기함보다는 높고 큰 이미지가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일본 문학과 미술가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전시 구성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문학관 서재
문학관 서재

오타루 운하터미널과 데누키코지의 상업 문화

오타루 운하터미널(小樽運河ターミナル 구 미쓰미시은행 오타루 지점旧三菱銀行小樽支店)
오타루 운하터미널(小樽運河ターミナル 구 미쓰미시은행 오타루 지점旧三菱銀行小樽支店)

오타루 운하터미널(小樽運河ターミナル)은 구 미쓰미시은행 오타루 지점(旧三菱銀行小樽支店) 건물을 활용한 공간입니다. 예전 오타루 운하 근처는 은행 거리로 불렸으며, 운하가 있어 자연스럽게 금융기관들이 밀집해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이 건물은 관광버스가 주로 들어오는 터미널로 운영되고 있으며, 내부에는 작은 가게들이 모여 있습니다. 지역 특산물들을 아기자기하게 판매하는 이곳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작은 전통주를 컵까지 함께 포장해서 파는 상품이었습니다. 구매를 고민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구성이었습니다.

오타루 데누키코지(小樽出抜小路)
오타루 데누키코지(小樽出抜小路)

오타루 운하터미널에서 나와 운하지구 방향으로 다음 블록에는 오타루 데누키코지(小樽出抜小路)라는 먹자골목이 있습니다. 음식점이 모여 있는 이 단지는 가게마다 특색 있고 아기자기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평일 낮 시간대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았고,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많았지만, 그 자체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골목을 나와 오르골 박물관 쪽으로 발길을 옮기다 보면 큰 한글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이 바로 기타이치 베네치아 미술관(北一ヴェネツィア美術館)입니다.

기타이치 베네치아 미술관(北一ヴェネツィア美術館)
기타이치 베네치아 미술관(北一ヴェネツィア美術館)

1층에 들어서자마자 다이애나비가 타셨다는 곤도라가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2, 3, 5층은 유료 관람 구역이고, 1층에서는 유리 공예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유리 공예품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작되어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작품 수준이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유리 펜은 만년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큰 유혹이 될 만큼 아름다웠지만, 가격이 상당히 비싸 구매를 망설이게 만들었습니다. 유리공예품이 많아서 좋았다는 평가처럼, 이곳은 베네치아 스타일의 섬세한 유리 공예 작품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오르골당과 구테미야센 기찻길의 감성

오타루를 검색하면 계속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초밥, 영화 러브레터 촬영장소, 운하 지구 그리고 오르골당입니다. 오르골당 바로 옆에는 토토로가 반기는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1층은 작은 기념품 가게 분위기이고, 2층에 올라가면 토토로 관련 상품과 토토로 OST가 나오는 오르골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구에서 포커페이스로 반겨주는 토토로가 인상적입니다.

작은 길 건너편의 오르골당 본당은 외관이 오래된 학교나 창고 스타일입니다. 입구 옆에는 멋스러운 벤치가 놓여있고, 안 이쁜 녹색 곰이 건방지게 앉아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창고 건물 안쪽이 오르골과 사람으로 꽉 차 있습니다. 정말 많은 오르골이 진열되어 있으며,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1층과 2층에는 각양각색의 오르골이 널려있고, 케이스와 곡을 선택하여 조합한 오르골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오타루 오르골당(小樽オルゴール堂)
오타루 오르골당(小樽オルゴール堂)

3층으로 올라가면 가격표는 붙어있지만 전시품에 가까운 엄청나게 크고 비싼 오르골들을 볼 수 있습니다. 6천만원이 넘는 오르골도 있고, 5천만원을 가뿐히 넘는 작품들도 다수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것들은 단순한 오르골이 아니라 예술작품이라고 불러야 마땅합니다. 은은한 조명으로 더욱 고급스럽게 보이는 이 작품들은 오타루 오르골당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나무로 된 건물로 운치있게 잘 만들어져 있어 필수 관광지로 추천할 만합니다.

6천만원이 넘는 오르골

오르골 박물관에서 오타루 역까지 돌아가는 길에는 구테미야센 기찻길(旧手宮線遊歩道)이 있습니다. 북해도에서 가장 오래된 기찻길로 길이는 약 3km이고, 1995년까지 기차가 다녔던 곳입니다. 현재는 운행하지 않는 철로 주변을 이쁘게 꾸며놓았습니다. 비가 내린 오후라서 그런지 운행하지 않는 기찻길의 분위기가 쓸쓸하면서도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구테미야센 기찻길(旧手宮線遊歩道)
구테미야센 기찻길(旧手宮線遊歩道)

오타루는 오래전 꽤 번성했던 상업지역으로, 지금은 새것은 없고 오래된 것이 넘쳐나지만 자연스럽게 어울려 편안한 느낌을 주는 도시입니다. 개항과 항구 도시였던 배경 때문에 금융기관이 많이 자리했고, 그 건물들이 현재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일본의 문학과 미술가를 잘 몰라도 전시 구성만으로 충분히 감상할 수 있으며, 유리공예품과 오르골이라는 특색 있는 문화 콘텐츠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시간에 쫓겨 떠나기 아쉬운 참 이쁜 도시, 다음엔 누군가와 함께 천천히 돌아보고 싶은 곳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