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돌아왔다. 2026 서울사진축제 《컴백홈》, 무료로 만나는 '집'의 풍경

셔터를 누를 때마다 늘 생각해요. 이 장면은 지금이 아니면 없다고. 재개발 직전 골목의 낡은 담벼락, 노포 창문에 맺힌 김서림, 누군가의 오래된 현관 앞 화분 하나.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저를 카메라 뒤로 데려다 놓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 소식을 듣고 바로 귀가 쫑긋했어요. 2026 서울사진축제 《컴백홈》. 주제도, 이름도, 타이밍도 딱이었습니다. 5년 만의 귀환, 그리고 무려 '집'이 주제라니.
서울사진축제, 왜 이번이 특별한가
서울사진축제는 2010년에 첫발을 내디딘 서울의 대표 시각예술 축제예요. 동시대 사진의 흐름을 짚고 한국 사진의 지형을 넓혀온 자리인데, 2021년 이후 한동안 멈춰 있었습니다. 그 공백이 딱 5년. 이번 2026년 행사가 더 남다르게 느껴지는 이유예요.
게다가 이번에는 장소도 달라졌습니다. 국내 최초 사진매체 특화 공립미술관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처음 개최되는 거거든요. 그동안 서울 도심 곳곳을 전전하던 축제가 드디어 '사진의 집'을 보금자리로 삼게 된 셈이죠. 이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 서울 도봉구 소재 📅 2026.04.09(목) ~ 2026.06.14(일) 💸 관람료 무료

전시 주제 《컴백홈》 '집'은 공간이 아니라 관계다
이번 축제의 핵심 키워드는 '컴백홈(Come Back Home)'입니다. 단순히 거주 공간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천천히 만들어지고 이어져 온 관계의 장으로 집을 바라봐요. 기억, 머무름, 이동, 돌아옴. 그 모든 흔적이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펼쳐집니다.
저처럼 '곧 사라질 것들'을 카메라에 담으러 다니는 사람에게 이 주제는 특히 가슴에 꽂혔어요. 집이란 결국 사라지기 때문에 그리운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전시 구성. 4개 섹션, 23명 작가의 방을 걷다
총 23명의 작가, 350여 점의 작품이 사진·설치·영상 등 다양한 형식으로 선보여요. 전시는 4개 섹션으로 구성됩니다.
| 섹션 | 키워드 |
| 집을 이루는 것 | 관계, 기억, 일상의 물건들 |
| 이동하는 집 | 이주, 디아스포라, 이방인의 집 |
| 길 위에서 | 떠남, 방랑, 경계의 공간 |
| 우리의 집 | 공동체, 사회적 공간, 함께하는 삶 |
관람 동선은 2층 → 3층 순서로 이어지며, 각 작가의 작품이 마치 방처럼 배치되어 있어요. 전시실을 넘나들수록 작가 한 명 한 명의 '집'에 초대받는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직접 가서 확인해봐야겠죠.
눈길 가는 작품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몇 가지 작품이 눈에 띄었어요.
한영수 작가의 〈서울〉(1956~1963)은 무려 240×360cm 크기의 아카이벌 프린트로 전시됩니다. 1950~60년대 서울의 거리를 담은 흑백 사진인데, '곧 사라질 것들'을 기록해온 저로서는 이 작품 앞에서 한참 머물 것 같아요.
최원준 작가의 〈나이지리아에서 온 이구웨(왕) 찰스와 호프 그리고 한국에서 자녀들, 동두천〉은 제목부터 이미 이야기 한 편이에요. 동두천이라는 장소가 품고 있는 복잡한 서사가 한 장의 가족사진에 응축되어 있는 작품이죠.
김준 작가의 〈사라진 소리〉는 다채널 사운드 설치 작품으로, 시각뿐 아니라 청각으로도 '집'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전시 너머의 프로그램. 보고, 읽고, 대화하고
이번 서울사진축제는 전시 관람에서 그치지 않아요. 축제 기간 내내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관람객은 다섯 가지 방식으로 사진을 경험할 수 있는데요.
- Look – 전시 감상
- Read – 포토북 카페, 포토라이브러리 이용
- Talk – 도슨트 투어, 강연
- Make – 사진 만들기 워크숍
- Share – 참여 프로그램을 통한 공유
1층 포토북카페와 4층 포토라이브러리에서는 프리뷰 성격의 포토 디스커버리 프로젝트 《사진집》도 함께 열리고 있으니(3월 18일부터 선 개막), 미리 가서 분위기를 익혀두는 것도 좋겠어요.
관람 실용 정보 총정리
| 항목 | 내용 |
| 장소 |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1층~4층 전관) |
| 전시 기간 | 2026년 4월 9일(목) ~ 6월 14일(일) |
| 관람료 | 무료 |
| 평일 운영 시간 | 화~금 오전 10시 ~ 오후 8시 |
| 주말·공휴일 (하절기) | 오전 10시 ~ 오후 7시 |
| 입장 마감 |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공휴일이면 정상 개관) |
| 도슨트 | 화~일 11시, 13시, 15시 |
| 문의 | 02-2124-7600 |
✅ 사전 예약 가능 — 서울시립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방문 권장 ✅ 포토라이브러리는 매주 일·월·공휴일 휴관 (별도 확인 필요)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꼭 가야 할 이유
솔직히 말하면, 전시 보러 가는 것만큼 그 공간 자체를 카메라에 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요. 사진미술관 건물 자체도 꽤 인상적이고, 전시 공간 곳곳의 채광과 구성도 사진 찍기 좋게 설계되어 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한영수 작가의 1950년대 서울 사진과 나란히 서 있는 그 순간, 시간을 기록하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사라지기 전에 찍어야 한다는 초조함과, 그래도 기록이 남는다는 안도감. 사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가 전시 전체에 흘러 있을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사진들
《컴백홈》이라는 제목이 참 좋아요. 5년간 비어 있던 축제가 돌아온다는 뜻이기도 하고, 사진이 궁극적으로 무언가를 '집으로 데려온다'는 의미이기도 하잖아요. 찍힌 사람도, 찍힌 공간도, 그 시간도 — 사진 안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거죠.
4월부터 6월까지, 시간 될 때 꼭 한 번 다녀오세요. 무료니까 부담도 없고요. 저도 4월 개막 즈음해서 한 번 다녀와서 더 자세한 후기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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