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것들을 좇아 여행하다 보면, 뜻밖에 오래된 맛과 마주치는 순간이 있어. 싱가포르 하지 레인 모퉁이에서 그런 순간이 왔다.
알록달록한 벽화와 빈티지 숍이 즐비한 하지 레인. 이번 싱가포르 여행에서 내가 가장 기대했던 거리였어. 그 길 끝 모퉁이에 조용히 자리 잡은 식당 하나, 블랑코 코트 프라운 미(Blanco Court Prawn Mee, 白兰阁街大虾面). 줄이 길기로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 생각보다 금방 들어갈 수 있었어. 그래도 우린 차례를 기다렸다. 꽉 찬 식당보다는, 여유롭게 앉아서 먹는 게 좋으니까.
🏠 1928년부터 시작된 국수 한 그릇
블랑코 코트 프라운 미는 1928년에 문을 열었어. 무려 96년 넘는 역사를 가진 곳이야. 창업자인 이피두안(Mr. Lee Pi Duan) 씨가 중국 푸젠성 난안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해 길거리 노점으로 새우국수를 팔기 시작한 게 그 시작이었대. 지금은 4대째 손자 Mr. CK(Chen Kwan)가 가게를 이어가고 있어.

가게 안은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어. 흰 타일 벽, 회색 스툴, 나란히 놓인 테이블들 —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된 싱가포르 로컬 식당 특유의 정겨움이 있었어. 주방은 오픈형이라서 조리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고, 그게 또 괜히 믿음직스러웠어.
🍜 메뉴 구성과 주문 방법
이 식당은 주문 카운터가 세 군데로 나뉘어 있어.
| 카운터 | 음식 종류 |
| 🍜 국수 카운터 | 새우국수 종류 주문·결제 |
| 🍹 음료 카운터 | 음료 별도 주문·결제 |
| 🍢 튀김 카운터 | 응향(Ngoh Hiang) 꼬치 류 주문·결제 |
⚠️ 중요: 모든 계산은 현금으로만 가능해! 카드가 안 되니까 미리 싱가포르 달러를 준비해 가야 해.
🦐 국수 메뉴 종류
| 메뉴 | 특징 | 가격 |
| 새우국수 (Prawn Noodle) | 클래식. 통통한 새우 3마리(반으로 갈라져 나옴) + 숙주·공심채·돼지기름 | S$6.50~ |
| 새우+돼지갈비 국수 (Prawn & Pork Ribs Noodle) | 돼지갈비 추가. 가장 인기 있는 조합 | S$7.00~ |
| 점보 새우 국수 (Jumbo Prawn Noodle) | 대형 새우로 업그레이드 | S$12.80 |
| 3-in-1 (Prawns, Ribs, Tail) | 새우+돼지갈비+돼지꼬리 모두 포함 | S$12.80 |
🍝 면 종류 선택 (주문 시 선택 필수)
- Yellow Mee (황면): 탱글한 노란 계란면. 가장 기본이자 인기 있는 선택
- Bee Hoon (비훈): 가는 쌀국수. 담백하고 부드러운 느낌
- Thick Bee Hoon (굵은 비훈): 좀 더 식감이 살아있는 굵은 쌀국수
- Kway Teow (퀘이티아우): 넓적한 쌀떡면. 드라이 버전에 잘 어울려
- Mix (혼합): 황면+비훈 섞어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조합이기도 해
🥣 수프 / 드라이 선택도 가능해
- Soup: 진하고 달큰한 새우 육수에 면을 담아서
- Dry (with Chilli): 육수 없이 소스와 고추로 무쳐 나오는 버전. 새우 자체의 단맛이 더 살아나

😋 실제로 먹어보니까
우리 가족은 Best라고 붙어 있는 클래식 새우국수와 돼지갈비 추가 새우국수 두 가지를 주문했어.
국물은 예상보다 훨씬 진했어. 새우를 오래 끓여낸 구수하고 달큰한 향이 먼저 올라오는데, 한 숟갈 뜨면 자연스러운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 MSG 없이 이 맛이 나온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어. 면은 알덴테처럼 탱글하게 삶아 나오는데, 국물이 면에 잘 배어서 그냥 후루룩 마시고 싶어지는 맛이야.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 고기를 별로 안 좋아하는 나도 돼지갈비 추가 버전이 더 맛있었어. 갈비가 아주 부드럽게 익어 있어서 국물 맛을 더 묵직하게 만들어주거든. 우리 가족 모두 이 메뉴에 한 표였어.


새우는 반으로 갈라져서 나와서 손 안 더럽히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 통통하고 탄력 있는 식감이 국물의 진함과 딱 맞아서, 한 그릇 다 먹고 나면 왠지 모르게 아쉽더라고.
🍢 사이드로 함께 먹으면 좋은 응향(Ngoh Hiang)
같은 공간 안에 응향(Ngoh Hiang) 튀김 꼬치 스톨이 따로 있어. 새우국수 카운터와 별개로 운영되고 따로 계산해야 해.
- 두부튀김, 피시볼, 피시필레, 새우롤, 오향튀김(응향), 중국 소시지 등 다양하게 있어
- 국수 기다리는 동안 몇 가지 골라서 함께 먹으면 딱 좋은 구성이야

📍 실용 정보 & 가는 법
| 항목 | 내용 |
| 주소 | 243 Beach Road, #01-01, Singapore 189754 |
| 영업시간 | 오전 7:30 ~ 오후 4:00 (월·수~일) / 화요일 정기 휴무 |
| 결제 | 현금만 가능 (싱가포르 달러) |
| 위치 | 하지 레인(Haji Lane) 모퉁이, 비치 로드(Beach Road) 교차점 |
| 가는 법 | 부기스(Bugis) MRT역 A출구에서 도보 약 7~1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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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며
1928년부터 4대를 이어온 국수 한 그릇. 화려하지도, 새롭지도 않아. 그냥 오래된 맛이야.
오래된 것들을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공간이 단순한 맛집 그 이상으로 느껴졌어. 변해가는 싱가포르 속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국수 한 그릇이, 어쩐지 하지 레인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더라고.
싱가포르 여행 중 하지 레인을 간다면, 꼭 한 번은 들러봐. 아침 일찍 가거나, 점심 피크 타임을 피해서 가는 게 기다림 없이 여유롭게 먹는 팁이야. 그리고 현금 꼭 챙기는 거, 잊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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